콘텐츠 바로가기

2016년 성탄 메시지


친애하는 군종 교구민, 사제, 수녀 여러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대축일이 다가왔습니다. 나라 안팎의 여러 큰 어려움이 가져오는 무거운 마음과 두려운 마음을 어쩔 수 없이 지니면서도,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주는 영적인 힘에 도움받아 마음의 평화를 회복하면서, 감사와 기쁨 충만한 가운데 성탄절 맞이 하시길 기원합니다.

1.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복음서 기록에 의거하여 묵상해보면, 여러 가지 놀라운 일들이 발생한 것을 보게 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우리 주님 탄생의 이 크고도 기쁜 소식이, 외롭고 인정받지 못하고 고달프고 가난한 목자들에게 맨 먼저 전해졌다는 사실입니다. 루카복음 사가는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 고장에는 들에 살면서 밤에도 양 떼를 지키는 목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주님의 천사가 다가오고 주님의 영광이 그 목자들의 둘레를 비추었다. 그들은 몹시 두려워하였다. 그러자 천사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시다.’”(루카 2,8-11)

저는 이 목자들의 모습이, 늘 깨어 있으면서 나라를 지키는 우리 군인들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양들을 돌보는 목자들은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포악한 짐승들의 공격이나 도둑의 침입을 막으면서 양들을 안전하게 지키려고 밤을 새워가며 양들을 돌보았습니다. 우리 군인들 곧 병사, 간부, 지휘관 역시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깨어 밤낮으로 수고하며, 간부와 지휘관의 경우 때때로 긴급 상황이 찾아와 집에도 못 가고 부대 안에서 여러 날 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성탄절을 맞으면서, 목자들이 우선적으로 누렸던 구세주 예수님 탄생 소식의 그 큰 축복을 우리 군인들도 우선적 수혜자로서 누리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2. 천사가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소식을 전할 때 주님의 영광이 빛났고, 이 빛에 목자들은 몹시 두려워하였습니다. ‘두려움’이라는 심리상태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기게 되는데, 여기에서는 어두운 밤에 자신들을 갑자기 비춘 엄청난 밝기의 빛을 체험하면서 갖게 된 심리 상태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니까 특이한 자연 현상이 가져다준 두려움입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기쁜 일들이 가져다주는 행복감을 느끼는 일이 많지만 동시에 걱정도 하고 두려움도 느끼는 경우를 많이 체험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걱정이 두려움으로 발전하고 이어서 두려움이 공포심으로까지 발전되는 것도 체험합니다.

한편,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에서 볼 때, 하느님은 우리가 사랑해야 할 분일 뿐만 아니라 경외심을 가져야 할, 곧 두려워할 분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지니신 전능하심, 엄위하심, 거룩하심 그리고 무한한 자비를 바라볼 때, 그분께 대한 사랑의 정감과 함께 두려움까지 느끼게 됩니다.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구약의 이사야 예언자가 하느님으로부터 예언자 직분으로 불리는 순간에 잘 드러납니다. 이사야서 6,1-5에 이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경저자는 “나는 높이 솟아오른 어좌에 앉아 계시는 주님을 뵈었는데”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이사야 예언자가 자신의 눈으로 주님을 직접 보았다기보다는 어떤 환시를 통해 주님을 보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하튼 이 놀라운 체험에 이사야는 기쁨보다는 두려움에 휩싸여 이렇게 외쳤습니다. “큰일났구나, 나는 이제 망했다.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다. 입술이 더러운 백성 가운데 살면서 임금이신 만군의 주님을 내 눈으로 뵙다니!” 하느님 체험의 이 두려움이 이사야로 하여금 심리적 충격과 더불어 심지어 자신의 부족함과 죄까지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잠시 유학하던 시절인 1989년, 석사학위 취득을 위한 종합시험 준비관계로 성탄 휴가를 떠나지 못하고 수도원에 홀로 남아 성탄 자정미사를 봉헌한 적이 있습니다. 혼자 미사를 봉헌했기에 밤 11시 30분에 시작한 미사는 12시경에 끝났습니다. 그런데 잠이 오지 않아 잠시 TV 방에 가 TV를 켜니 뉴욕 성 페트릭 주교좌 성당의 성탄 자정 미사가 중계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고인이 되신 뉴욕대교구의 교구장 오코너 추기경님이 주례하고 계셨는데, 저는 이 미사 중계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큰 감동을 준 미사였기 때문입니다.

추기경님은 바로 이 목자들이 체험한 두려움에 대해 단순한 형식으로 설교하셨는데, 우리가 일상에서 체험할 수 있는 두려움들, 예를 들어, 내가 치료받는 암이 과연 치료될 수 있을지? 어려워지는 내 사업이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지? 내가 사랑하는 이가 혹시 나에게서 멀어지지 않을지? 내가 치른 시험에 과연 합격할 수 있는지? 등등 우리 각자가 이 현실에서 실제로 겪고 있고 또 겪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걱정과 두려움의 예들을 드시면서, “이 모든 걱정과 두려움을 진정으로 극복하게 해 주시는 분이 바로 오늘 밤 탄생하신 구원자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힘주어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이 미사의 제1독서와 제2독서를 읽은 두 장애인을 가리키시면서 “오늘 제1독서를 읽어주신 형제님은 장애를 안고 태어나셨고 제2독서를 읽어주신 형제님은 경찰로서 직무를 수행하다가 강도들로부터 네 발의 권총 사격을 받아 중증 장애인이 된 분입니다. 이 두 분은 참으로 큰 고통 속에 살아오면서 인생의 걱정과 두려움을 누구보다 많이 그리고 크게 체험한 분들입니다. 그러나 탄생하신 예수님의 은혜로 이 모두를 극복하면서 이렇게 꿋꿋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추기경님의 이 말씀이 끝나자 많은 미사 참석자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우리는 요즈음 내 개인과 내 가정이 겪을 수 있는 걱정을 넘어서서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있으며, 이 걱정은 때때로 우리를 두려움 속으로 이끌고 감을 발견합니다. 우리 모두 천사가 목자들에게 한 말,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루카 2,10)를 마음 깊이 간직하면서, 탄생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걱정과 두려움을 극복하게 해 주신다는 믿음 가운데,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성탄절을 맞이하고 경축하도록 합시다. 주님 탄생의 은혜가 여러분 모두를 크나큰 은혜로 감싸주기를 기도합니다.



2016년 예수 성탄 대축일

교구장사인

2017년 부활 메시지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친애하는 교구민 여러분,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은혜, 특별히 평화의 은혜 충만히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1


사랑하고 존경하던 스승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참혹하게 처형되시던 모습을 지켜보았던 막달라 여자 마리아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는 안식일 다음 날 새벽 예수님께서 묻히신 무덤을 찾아갔습니다. 주님의 시신에 향료를 발라드림으로써 사랑과 존경의 마지막 표현을 하고자 함이었습니다. 이들은 주님이 살아계실 때만이 아니고 죽으신 후에도 변함없이 주님께 충실했던 여인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여인들은 무덤에서 엄청난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주님의 시신이 있어야 할 무덤은 비어 있었고, “예수가 다시 살아나셨다.” 라는 천사의 말을 듣게 된 것입니다. 너무도 놀라운 일이라서 기쁨보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잠시 후 막달라 여자 마리아에게 나타나심으로써 막달라 여자 마리아는 부활하신 주님을 최초로 만나는 영광을 입었습니다. 우리 교회가 금년부터 교회 전례에서, 막달라 마리아를 기억하는 전례와 관련하여 “기념일”에서 “축일”로 격상시키기로 결정한 것도 이 성녀의 삶이 우리 신앙에 주는 의미가 크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께서는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복음의 중심으로 그리고 우리 믿음의 원천으로 보시면서 이렇게 기록하고 계십니다. “나도 전해 받았고 여러분에게 무엇보다 먼저 전해 준 복음은 이렇습니다. 곧 그리스도께서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성경 말씀대로 사흗날에 되살아나시어, 케파에게, 또 이어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다음에는 한 번에 오백 명이 넘는 형제들에게 나타나셨는데, 그 가운데 더러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대부분은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1코린 15,3-6) 그러면서 바오로 사도께서는 “팔삭둥이 같은” 자신에게도 나타나셨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이미 잘 아는 바대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교 신자들 박해에 앞장섰던 분이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유능하고 학식이 풍부하고 열성에 넘쳤던 바오로를 사도들의 설교나 가르침으로는 개종시키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신 듯합니다. 그래서 신자들을 체포하러 다마스커스로 향하고 있는 그에게 나타나시어 하늘에서 직접 부르시는 기적을 통해서 바오로 사도를 개종의 길, 회개의 길로 이끄신 것 같습니다. 이 변화의 체험을 한 바오로 사도는 주님 부활 신앙의 위대한 선포자가 되었습니다. 이 사도께서는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여러분의 믿음은 덧없고 여러분 자신은 아직도 여러분이 지은 죄 안에 있을 것입니다.”(1코린 15,17)라고 외치듯 선포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 대축일을 맞으면서 “예수님, 당신께서는 부활하심으로써 당신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오 사람이시며 우리 구원자이심을 증명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라고 고백하면서 우리 믿음을 굳건히 하도록 합시다.



2


또한, 예수님의 부활은 “고통에서 영광으로”라는 변화의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삶에서 여러 종류의 고통을 당합니다. 육신의 병이 주는 고통, 마음의 병이 주는 고통, 가족이 주는 고통, 사회가 주는 고통, 국가가 주는 고통, 세계가 주는 고통 등 많은 종류의 고통을 겪습니다. 고통은 밖에서 주로 오지만 내 안에서도 올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국가적 차원에서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복음서에는 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이 예수님을 찾아와 치유를 청하고, 주님께서 자비로이 치유해주시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신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저는 얼마 전 광주대교구가 고흥군과 함께 만든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이라는 영화 시사회에 초대 받아 참석했습니다. 이 영화가 곧 개봉되면 우리 신자들이 많이 관람해주셨으면 합니다. 이 영화 감상이 하나의 훌륭한 피정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전남 소록도에서 40년 넘게 한센병 환자들과 그 자녀들을 돌보다가 2005년 고향 오스트리아로 돌아간 두 간호사의 이야기입니다. 이 두 분은 이젠 우리 관심에서 멀어진 한센병으로 고통 받던 많은 환자와 그 자녀들을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특징인 “섬김”의 자세로 헌신적으로 돌보아 주었습니다. 아침마다 우유를 준비하여 모든 환자와 그 자녀들에게 갖다 주고, 전염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보호 장갑을 끼지 않고 맨손으로 환자들의 상처를 만지고 치료해주었으며, 때로는 몇 시간씩 걸리는 치료도 기쁘게 해 주었고, 늘 환자들 곁에 있어 주었습니다. 이분들의 간호활동과 애덕활동은 소록도의 한센병 환자들이 겪던 육신의 고통만이 아니고 마음의 고통까지도 치유해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들의 봉사가 이제 더는 필요 없다고 판단하여 고국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게 되고, 2005년 11월 폐가 될까 싶어 소록도의 한센병 환자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은 채, 광주 대주교님께만 말씀드리고 조용히 떠났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상상조차하기 싫을 정도의 정신적, 육신적 고통을 당하고 돌아가셨습니다. 제자 유다 이스카리옷의 배신, 지극히 사랑하고 신뢰했던 제자인 베드로의 떠나감과 예수를 모른다고 부인함, 불의한 심판, 침 뱉음과 채찍질과 조롱을 당하심, 머리에 가시나무관을 쓰심,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쳐대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으심, 무거운 십자가를 지심, 십자가에 못 박히심, 돌아가시기 전까지 세 시간 동안 못 박힌 상태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계심 등 참으로 혹독한 고통을 당하셨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인류를 죄에서 구하시기 위해 죽음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 것이 아버지 하느님의 뜻임을 아시고, 이 고통을 받아드리셨습니다. 그런데 이 고통은 마침내 부활의 영광으로 바뀌었습니다! 얼마나 놀랍고 은혜로운 변화인지요!



3


친애하는 교구민 여러분,
우리 함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찬미 찬송 드리면서 “하느님, 당신의 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하심을 굳게 믿나이다.”라고 마음속에서 큰 소리로 고백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우리도 예수님이 겪으신 고통을 묵상하면서, 이 세상의 어떤 고통도 받아들이고 견디며, 고통 안에 숨겨 있는 하느님의 뜻을 발견하면서, 고통 후에 찾아오는 영광의 희망을 지니도록 합시다. 한 고통이 지나면 또 다른 고통이 찾아오고, 어떤 고통은 오랜 기간 심지어는 일생 동안 지속하는 것을 경험하지만, 미래에 올 영광, 특히 하늘나라에서 받게 될 영광에 대한 희망 안에서 고통을 인내하고 고통에서 배우도록 합시다. “고통은 잠시이고 영광은 영원합니다.”라는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말을 마음에 간직하도록 합시다.



2017년 예수 부활 대축일

교구장사인

2016년 제49회 군인주일 담화문

군인주일 담화문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1요한 4,7)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제49회 군인 주일을 맞이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전․후방 각지에서 조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국군 장병들과 군종사제들, 군종교구민들과 이들의 사목을 위해 기도와 후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여러분께 감사와 사랑의 인사를 드립니다.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등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국제사회의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위협과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과 러시아의 견제, 일본의 군비 증강 등 내외적으로 복잡한 외교 문제가 공존하는 가운데 오늘날에도 묵묵히 맡은바 위치에서 국방의 의무에 충실한 국군장병들과 이들을 돌보는 군종사제들이 있습니다. 군종교구는 군선교 65주년을 맞이하여 “축복의 형제애”라는 사목 목표 아래, 이웃사랑과 형제애의 실천을 위해 일치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하느님 당신께서 외아드님을 우리 죄를 위한 속죄의 제물로서 이 세상에 보내 주신 데서 드러나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기에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1코린 13,4-7)

바오로 사도는 믿음, 희망, 사랑 세 가지 중심이 되는 덕을 말하여 그 중의 으뜸은 사랑이라고 설명합니다. 형제애야말로 모든 덕의 으뜸으로 두고 있음을 봅니다.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지난 7월 25일 프랑스 루앙 인근 생테티엔 뒤 루브레 성당에서 자카 아멜 신부가 미사 중 살해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테러 발생 다음날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추모 미사를 봉헌하고 나온 파리 시민들은 성 프란치스코의󰡐평화의 기도󰡑 중 한 구절인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이라는 구절을 담은 현수막을 들고 사랑과 평화를 염원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방세계가 IS에 대한 분노를 이슬람 전체로 돌리려는 여론을 우려하며 “소수의 극단주의자는 가톨릭을 포함해 모든 종교에 다 있다. 이슬람을 폭력적인 종교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발언하였습니다. 교황의 이 발언은 극단주의자들의 증오 범죄를 똑같은 증오와 복수로 대응하는 건 그들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는 것과 같음을 의미하고 강경 대응은 오히려 그들이 원하는 것이기에 평화적이고 복음적인 해결을 원하셨습니다. 아울러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교회가 테러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 누구에 대항해 고함치거나 싸우고 파괴하려고 하지 않는다. 미움을 통해 미움을, 폭력을 통해 폭력을, 테러를 통해 테러를 극복하려고 하지 않는다. 전쟁 중인 세상에 대한 우리의 답은 한 가지다. 형제애, 형제적 사랑 그것뿐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군에 입대하는 장병들은 불안함과 두려움을 가지고 군에 들어오게 됩니다. 계급구조 속에서의 임무 부여와 지시, 개인적인 고충과 선임과 후임들의 관계 안에서 적응하며 국방의 의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삭막하게 느낄 수 있는 군대 안에서 이들에게 힘을 주고 희망의 역할을 하는 곳이 하느님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미사에 참례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주일을 지키지 못하는 곳에는 군종사제가 방문하여 형제애를 실천합니다. 또한, 군가족들은 성당에 오는 병사들을 위해 시간과 희생과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예수님 사랑의 계명을 몸소 보여줍니다. 병사들이 입대하며 어렵고 길게 느껴지는 군생활의 새로운 활력과 윤활유의 역할을 군복음화에 투신하는 군종사제들과 군종교구민들이 앞장서며 형제애를 체험하게 합니다.


형제애는 인간 완성의 길이자 개인, 사회, 국가 세계 평화의 길이요 복음전파의 지극히 효과적인 길이며 축복을 가져다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 때 제자들의 발을 씻기는 섬김의 형제애를 보이시면서 축복애로 초대하십니다. 우리 군종교구는 형제애를 바탕으로 한 선교와 복음전파에 충실하며 65주년을 넘어 새로운 군선교의 장(場)을 열어 갈 것입니다. 사랑의 실천이 행복이라는 열매를 맺고 내일의 창조적인 꿈과 희망을 심어 줄 것입니다.


그러므로 분단의 상황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아파하면서도 군종교구는 2016년을 “축복의 형제애”로 정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는 사랑의 삶을 살고자 합니다. 이 사랑의 마음이 군종교구를 내적으로 변화시켜 복음적인 삶을 살게 하며,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투신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군선교 65주년과 제49회 군인 주일을 맞아 이 시간에도 묵묵히 주어진 소명에 최선을 다하는 전․후방 각지의 국군 장병들, 그리고 군종사제와 수도자들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형제․자매 여러분께 겸손히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이 보여주신 그동안의 기도와 격려에 감사드리며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 넘치기를 기도드립니다.



2016년 10월 2일

교구장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