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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성탄 메시지


"영원한 천주성의 찬란한 광명, 빛이요 생명이신 예수오시네,

병들어 신음하는 만민 고치려, 구원의 문 되시려 찾아오시네.

천사들 합창소리 땅을 흔들고, 천상의 노랫소리 새 세상 알려,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 드리고, 우리게 평화기쁨 전해주시네.”

(성무일도서의 성탄대축일 독서기도 찬미가에서)

I


주님 안에서 사랑하고 존경하는 교구민 여러분, “오늘 구세주께서 탄생하셨으니 기뻐합시다. 죽음의 공포를 소멸하시고 영원한 약속으로 인해 기쁨을 부어주시는 생명께서 탄생하신 이날 슬퍼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입니다. 이 기쁨의 참여에서 아무도 제외될 수 없으며 기뻐할 이유는 모두가 다 지니고 있습니다.” 라는 성 대 레오 교황님의 강론을 인용하면서, 구세주 예수님 탄생의 기쁨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성 대 레오 교황님께서 “기뻐할 이유는 모두가 지니고 있습니다.”라고 하시는데, 이는 우리 각자가 세상에서 어떤 좋은 일 때문에 느끼는 그런 기쁨을 초월하는 우리 구세주 탄생이 가져온 우리 공통의 ‘지극히 좋은 일’ 때문입니다. 그 ‘지극히 좋은 일’은, 바로 하느님께서 죄로 인해 멸망으로 향하는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어, 당신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이 세상에 보내신 그 축복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 ‘지극히 좋은 일’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이목이 두려워 밤에 당신을 찾아온 의회의원 니코데모와 대화하시는 중에 말씀하셨습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4-16)

우리 죄인들이 죄의 용서를 받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도록,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신 하느님의 그 크신 사랑이 성탄의 중심이 되는 의미이며, 이 축복이 바로 우리를 기쁨으로 충만하게 해줍니다. 저는 여기서 알기 쉽게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신”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예수님께서는 앞의 인용문처럼 “외아들을 내주시어”라는 표현을 사용하셨습니다. 이는 참으로 심오한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단순히 세상에 보내시다.’ 혹은 ‘태어나게 하시다.’는 뜻만이 아니고, 죄로 인해 멸망으로 향하는 우리 모두를 이 멸망의 불행에서 구출하여 영원한 생명이라는 축복을 주시기 위함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외아들을 수난과 죽음에 처할 수도 있게 하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외아들을 내주시어”라는 말씀 속에는 하느님의 사랑이 가장 감동적으로 드러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II


참된 사랑은 몇 가지의 내용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선, 사랑은 무엇보다 사랑하는 상대방을 위해 자신의 모든 좋은 것을 내어주게 합니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모든 좋은 것을 내어주는 데에서 이 사랑의 좋은 모범이 드러나지요. “내 모든 것을 아낌없이”가 바로 사랑에서 흘러나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죄인을 너무도 사랑 하시어 당신 외아드님까지 영원한 생명을 위한 대속물로 그리고 희생제물로 내어 주셨습니다.

참된 사랑은 또한 상대편을 위해 자신을 낮추게 만듭니다. 그러니까 최고의 겸손함을 보여줍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죄인을 너무도 사랑하시어, 외아들이 고통받을 수 있고 죽을 수 있는, 하나의 작은 피조물에 불과한 사람이 되게 낮추시었고, 그래서 번쩍이는 광채와 천둥 번개 속에 내려보내시지 않고, 한 인간 여인의 몸에 잉태하게 하시어 무력한 아기로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이 ‘낮춤’의 정도는 이 세상의 그 어느 낮춤과도 비교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참으로 겸손하게 탄생케 하셨습니다. 그러기에 탄생 소식을 세상의 왕이나 총독 같은 권력자에게 먼저 알리시지 않으시고, 외롭고 인정받지 못하고 고달프게 살아간, 한밤에 양 떼를 지키던 목동들에게 가장 먼저 전하신 것입니다.

참된 사랑은 또한 상대방을 풍요롭게 하고자 자신은 오히려 가난해지게 합니다. 그래서 사도 성 바오로께서는 “여러분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부유하시면서도 여러분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시어, 여러분이 그 가난으로 부유하게 되도록 하셨습니다.”(2코린 8,9)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분께서 당신 외아드님이 여관방 하나 찾지 못하고 가축이 먹고 자는 외양간의 구유 위에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외아들 탄생에서 어떤 특전도 찾지 않으셨기에 이 비참한 환경에서 외아들이 탄생하도록 내버려 두셨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설교자이셨던 풀톤 쉰 대주교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태양으로 하여금 땅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게 하시는 분께서, 어느 날 소와 당나귀의 입김을 필요로 하게 되실 줄을 세상의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참된 사랑은 사랑의 가장 큰 장애물인 미움을 뒤로하고 포용하고 용서하게 해줍니다. 하느님께서 외아들을 내어주심은 이 포용과 용서를 통해 우리 죄인이 새롭게 태어나 당신의 자녀가 되고 그래서 영원한 생명, 곧 구원을 얻게 해주셨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교구민 여러분, 하느님의 이 참된 사랑과 무한한 사랑이 드러난 성탄 대축일을 맞으면서 크나큰 기쁨을 누리도록 합시다. 그리고 죄스러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 외아들을 극단의 겸손과 가난 속에 태어나게 하신 하느님의 이 사랑에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이 사랑을 본받는 삶을 새롭게 시작하도록 합시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곧 하느님께서 당신의 외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살게 해 주셨습니다. …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로 보내 주신 것입니다.”(1요한 4,9-10)라고 외치듯 말씀하시는 사도 성 요한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도록 합시다.



2017년 예수 성탄 대축일

교구장사인

2018년 부활 메시지


“놀라지 마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자렛 사람 예수님을 찾고 있지만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그래서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마르 16,6)




I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십자가에 못 박히시어 죽으신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을 지극히 사랑하고 공경했던 마리아 막달레나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는 위험을 무릅쓰고 안식일 다음 날 새벽 일찍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갔다가,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그래서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마르 16,6)는 천사의 말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는 훗날 예수님의 이 부활을 우리 믿음의 중심이 되는 요소로써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저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수난하고 묻히셨으며 성서 말씀대로 사흗날에 부활하시어”(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라고 고백하도록 했습니다. 우리 함께 마음을 다해 “주님이신 예수님, 당신은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라고 고백하면서 감사와 찬미의 기도를 바치며 부활절을 맞이하도록 합시다.



II


저는 이 뜻깊은 부활 대축일을 맞으면서, 교회의 기도서인 ‘성무일도’의 부활 팔일 축제 내 월요일 ‘독서기도’ 제2독서인 사르데스의 멜리톤 주교님의 부활 대축일 강론을 다시 읽었고, 이 주교님이 주님의 입을 빌려 서술한 다음과 같은 주님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리스도다. 나는 죽음을 멸하고 원수를 눌러 승리하였으며 지옥을 발아래 짓밟았고, 강한 자를 묶고, 인간을 하늘나라의 정상으로 올렸노라. 나는 바로 그리스도다. 그러므로 죄로 더럽혀진 너희 모든 백성들아, 자 오너라. 그리고 죄의 용서를 받아라. 나는 바로 너희의 용서이며 구원의 파스카이고 너희를 위해 도살된 어린 양이다. 나는 너희를 씻어주는 물이다. 너희 생명이고 부활이며 너희 빛이고 너희 왕이다. 나는 너희를 하늘나라 정상으로 데려가려 하고, 너희를 부활시키며 너희에게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보여주고 나의 오른손으로 일으켜 세우겠노라.”

저는 이 강론이 주님 부활의 의미를 잘 요약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주님의 부활은 주님께서 죽음을 멸하시고 원수인 마귀를 눌러 이기신 승리이며, 지옥을 짓밟으시고 강한 자를 묶으시고 우리 인간을 하늘나라의 정상으로 이끌어 올리신 의미, 곧 인류 구원의 대과업을 이루신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저는 여기에 추가하여, 주님께서 부활하심은 주님이 참으로 하느님이시고 참으로 하느님의 외아들이시며 구원자시라는 사실을 확인해주어, 우리 그리스도인이 믿음의 확신을 갖고 복음을 살아가고 또 전파할 수 있게 되고,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 우리도 부활하리라는 굳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축복을 누리게 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어서 멜리톤 주교님은 주님의 입을 빌려 부활의 은혜를 입은 이들이 죄의 용서를 받으라고 이렇게 촉구합니다. “그러므로 죄로 더럽혀진 너희 모든 백성들아, 자 오너라. 그리고 죄의 용서를 받아라. 나는 바로 너희의 용서이며 나는 너희를 씻어주는 물이다.” 예수님 자신이 용서이시고 씻어주는 물이시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여러 가지 죄의 유혹을 받으며 유혹에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특별히 인간에게 지극히 소중한 하느님의 선물인 성적 욕망과 재물, 권위, 명예 등의 소유 욕망을 통해 마귀의 유혹을 받습니다. 주님께서는 인간이 범하는 죄들을 이렇게 열거하셨습니다.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마르 7,21-22) 그리고 주님께서는 여기에 포함하지 않으셨지만 어떤 면에서 가장 심각한 죄로 여기신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위선의 죄’입니다.

주님께서 열거하신 죄들 가운데, 성적 욕망의 남용으로 인해 올 수 있는 죄들이 여러 가지입니다. 바로 불륜, 간음, 방탕입니다. 주님께서 염려하신 이 죄들이 예나 지금이나 가장 쉽게 그리고 자주 저질러지고 있습니다. 이는 누구나 조심해 피해야 하는 죄이며 인간의 명성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고 비참한 상태에 빠지게 하는 죄입니다. 재물, 권위, 명예 등을 찾는 인간의 자연스런 욕망도 마찬가지로 남용되면, 역시 무서운 비극을 초래하게 되며, 우리는 이미 이런 예들을 많이 보아오고 있습니다. 이런 비극에 떨어지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는 야고보 사도의 다음 말씀에 귀기울여야 합니다. “욕심은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다 자라면 죽음을 낳습니다.”(야고 1,15) ‘이것은 잘못이다.’ 혹은 ‘이것은 죄다.’ 이렇게 느끼기 시작할 때에, 성령의 도우심을 청하면서 단호히 결단을 내려 중지하거나 거기서 떠나야 합니다. 그대로 머물며 즐길 때, 이는 큰 불행을 맞게 됩니다. 야고보 사도께서는 이 결말에 대해 “죽음을 낳는다.”는 강한 표현을 사용하고 계십니다.

저는 구약의 위대한 성조 요셉이 자신의 주인 아내가 유혹해 올 때 “제가 어찌 이런 큰 악을 저지르고 하느님께 죄를 지을 수 있겠습니까?”(창세 39,9) 라고 말하면서 유혹을 물리친 일을 되새깁니다.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마음’과 ‘하느님 앞에서의 죄의식’ 이 두 가지가 우리로 하여금 모든 종류의 유혹을 이기게 하며, 이로 인해 고통을 당한다 해도 궁극적으로 축복의 삶으로 이끌어줍니다. 하느님을 두려워하며 갖게 되는 이 ‘죄의식’이 우리 인간의 영적 성장과 인격 성장에 큰 도움이 되고, 이것이 많은 축복을 가져다줍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죄의식’을 ‘복된 죄의식’이라고까지 부르고 싶습니다. 그리고 ‘죄의식’에 더하여 죄를 지었을 때 ‘죄책감’을 갖는 것 역시 ‘복된 죄책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부자 세관장 자케오가 지녔던 이 ‘죄의식’과 ‘죄책감’이 주님을 뵙고 싶어 하는 욕망을 일으켰고, 이 욕망을 아신 주님께서는 그를 기꺼이 만나주셨습니다. 그리고 주님과의 이 만남이, 자신이 지금까지 저지른 잘못에 대해 실행에 옮기고자 하는 보속을 결심하여 주님께 말씀드렸고, 이 회개, 이 변화에 감동하신 우리 주님께서는, 자케오 혼자만이 아니고 그의 가족 모두가 구원을 받게 하는 놀라운 축복을 주시지 않았습니까?



III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이 우리의 믿음을 더 굳게 더 확실하게 해주고, 더 나아가 이 믿음이 회개로 이끌어 주기를 희망하도록 합시다. 우리 함께 부활 찬미가를 노래하면서 부활절을 지내도록 합시다.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2018년 예수 부활 대축일

교구장사인

2018년 제51회 군인주일 담화문

군인주일 담화문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제51회 군인 주일을 맞이하여 군의 복음화와 모든 군인들에 대한 봉사의 삶에 헌신하는 군종 사제, 남녀 수도자, 그리고 평신도 선교사들과 함께 교우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깊은 나라 사랑으로 조국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땀 흘리며 수고하는 장병들, 군 간부들 및 지휘관들에게 감사와 격려를 드립니다. 또 군과 군 가족들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와 물질적 후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군종후원회 회원님들께도 마음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북한의 비핵화’가 한반도 평화 정착에 절대적으로 중요하기에, 현재 진행 중인 북미회담 및 남북회담이 ‘북한의 비핵화’에 실질적 성과를 거두게 되기를 간절히 희망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정치 지도자들을 움직이시어 ‘진정한 평화’라는 놀라운 축복의 결실을 맺어주시길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이 기도와 함께, 저는 누구보다 강한 애국심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군인들에게 감사드리면서, 우리 군인들이 변함없이 긴장된 자세로 나라를 지키는 사명에 충실해 주시길 기원합니다. “그대들이 있어 우리가 안전합니다.”라는 칭송을 듣는 군인들이 되어주시길 희망합니다.

군종교구는 “군 복음화, 변함없는 열정으로”라는 사목표어 아래, 군의 복음화를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사람의 열정은 뜨거워질 수도 식을 수도 있기에, 어떤 중요한 목표를 가질 때에는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자신의 상태를 자주 점검하면서 지속적인 열정을 지니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는 금년도 사목교서에서 사도 성 바오로의 다음 말씀을 인용했습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2티모 4,7-8) 이 사목교서에서 나 자신의 복음화와 모든 이의 복음화를 위해 변함없는 열정으로 최선을 다할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그러면서 복음화의 두 가지 모습을 제시하였습니다. 하나는, 하느님을 모르는 군인들과 군 가족들에게 구원의 복음을 전해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고 회개하여 세례를 받게 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군종 사제들과 군종 사목에 임하는 수녀들이 중심이 되어, 기존 신자들을 영적으로 잘 돌보아주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더 닮아가게 하는 일입니다.

이 두 가지 모습 가운데 첫 번째 것인 ‘하느님을 모르는 군인들과 군 가족들에게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 일은 특별히 젊은 장병들에게 향하고 있습니다. 지난 7년간 저희 교구가 세례를 베푼 통계를 보면 연평균 24,000여 명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 세례 받은 군인들 가운데 95%가 젊은 장병들입니다. 우리 군종 사제 역시 군인이기에, 모든 군인들의 봉사자로서 모든 군인들을 찾아가 격려와 위로와 가르침을 포함한 여러 형태의 도움을 주고 있고 또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특히 젊은 장병들의 영적인 아버지요 벗이요 동반자요 치유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영혼 구원’의 사명감을 갖고 하느님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군인들과 군 가족들에게 열심히 그리고 기쁘게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기 직전에 당신 제자들에게 이렇게 명하셨습니다.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루카 24,47-48)

군에서 복음을 선포하여 세례를 주는 데에는, 특히 군 세례자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기초훈련기간 장병들에게 세례를 주는 데에는 한 가지 크고도 지속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육군이든 해군이든 공군이든 5주간 혹은 6주간의 훈련기간을 이용해 교리를 가르치고 세례를 주는데, 사용할 수 있는 교리 시간이 4회 혹은 5회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어떤 군종 사제들은 세례식 미사 때에도 교리 교육을 합니다. 이렇게 교리를 충분히 가르치지 못한 상태에서 세례를 주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도 군종 사제들도 이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데, 비록 교리교육 시간이 부족하지만 원하는 훈련병들에게 세례를 주는 쪽을 저희는 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이 기회는 너무도 중요하다고 보며, 하느님께서는 우리 장병들 마음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이 어려운 조건 가운데서도 싹을 내고 열매를 맺게 해주신다는 믿음을 저희는 갖고 있습니다. 변명으로 들릴지 몰라도, 복음서들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께 대한 믿음을 보이는 병자들에게 병 치유 은총과 함께 영혼 구원의 은총까지도 주셨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교리 한 번도 가르치지 않으시고 당신을 믿는 병자들의 마음을 보시고 구원의 은혜까지 주신 것입니다. 저희 군종교구는 이런 사정을 고려하여 4회 혹은 5회라는 짧으면서도 집중적인 교리, 곧 그리스도교 교리의 중심인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전교생활, 수난, 십자가형으로 죽으심, 부활, 승천, 그리고 재림에 초점을 둔 교리서를 준비했고, 교리교육에 도움을 줄 시청각 자료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복음화의 두 번째 모습인 기존의 신자들을 영적으로 돌보는 일에 보다 큰 관심을 갖고자 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이 승천하시기 직전 하신 일이 바로 당신이 지극히 사랑하시던 제자 베드로를 따로 부르시어 그에게 당신을 계승할 지상 최고목자로 임명하시면서,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는 질문을 세 차례나 하시고 베드로 사도가 “예”라고 답할 때마다, “내 어린 양들을 돌보아라.”라고 간청하고 명하신 일입니다(참조: 요한 21,15-18). 주님의 목자인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은 그 무엇보다 주님의 이 간청, 이 명령을 늘 유념하면서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 군종 사제들과 군종 사목에 임하는 수녀들은 이 “영적 돌봄”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면서 군 신자들이 성경 말씀, 기도, 성체성사를 가까이하는 삶, 그리고 형제적 친교의 생활에 보다 충실하도록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목방문을 하면서 장병들, 간부 및 지휘관 그리고 군 가족들이 무엇보다 성경을 읽고 필사하는 일에 노력하고 있음을 보고 큰 기쁨을 가집니다. 구원의 말씀, 진리의 말씀인 성경말씀을 중심으로 해서 살아갈 때 그리스도를 본받는 삶이 더욱더 충실히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희 군종 신부님들의 경우, 기존 신자들을 돌보는 일뿐만 아니라 군 당국이 모든 군종 장교들에게 요구하는 일들, 예를 들면 종교를 초월하여 병사들을 방문하여 격려하고 위문하고 지도하는 일들을 수행해야 하고, 또 군종 신부 자신이 담당하는 군부대 지역이 매우 광범위하기에 시간을 많이 소모해야 합니다. 따라서 신자들을 영적으로 돌보는 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군종 신부님들을 바쁘게 또 피곤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러나 우리 군종 신부님들은 신자들을 영적으로 돌보는 일에 기쁘게 정성을 다해 임하고 있습니다. 이래서 저는 저희 군종 신부님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어쩌면 국가의 경제보다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국가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군인들의 복음화를 위해 변함없는 지원을 다시금 부탁드립니다. 군인 주일 51주년을 맞아 군 사목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들의 사랑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면서, 교우 여러분의 영육 간의 건강을 빌고 국군 장병들, 군 간부와 지휘관들, 군 가족들 그리고 군종후원회 회원 여러분께도 하느님의 축복을 빌어드립니다.



2018년 10월 7일

교구장사인